날짜: 2022. 07. 27 (수)
날씨: 뜨겁고 화창
장소: 응암역 – 불광천 생태체험관 – 불광천 미디어 센터 – 불광천 (증산역 부근까지) - 반대편 불광천 – 옥토끼 제면소 - 근린커피
기록: 불광천 생태체험관, 불광천
불광천 팀의 첫 답사일로 우리는 세 시쯤 응암역에서 만났다.
바로 앞에 ‘불광천 생태체험관’이 있어 간단히 구경할 생각으로 들어갔다가 불광천에 관심 갖고 있는 우리가 반가우셨는지, 불광천 생태에 관한 설명과 함께 관련 리플렛들을 많이 챙겨주시며 세심하게 불광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새 종류와 오리 종류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다.
그동안 청둥오리 암컷으로만 알고 있던 오리들도 사실 종류가 다 있었다니 새로운 발견이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배운 걸 토대로 불광천에 나와 청둥오리 암컷인지 흰뺨검둥오리인지 쇠오리인지 알락오리인지 구분해보았는데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가장 확실하게 와닿은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 암컷 구분이 가장 쉬운데 이 마저도 청둥오리와 흰뺨과의 교배종들도 있다고 하기에 확실한 구분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이전보다 오리의 종을 구분하기 위해 조금 더 자세히 관찰해보는 눈을 획득한 것 같다. 생태체험관에서 나와 ‘불광천 미디어센터’에도 들렀는데 아직 오픈전이라 간단히 둘러보고만 나왔다. 정식 오픈은 9-10월 중이라고 들었다.
이날 우리는 응암역에서 시작해 증산역 근접한 부분까지 불광천을 걸었다.
신사동 방향에서 응암동 방향을 보며 걸었는데 다니면서 발견했던 독특했던 풍경은 제각각의 이름을 가진 소형 아파트와 빌라들이 다양한 디자인으로 높고 낮음이 번갈아가며 재미있는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내고 그 각각의 이름을 구경하며 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또 하나는 불광천의 랜드마크같은 ‘해담는 다리’ 부근에 못 가 분수대와 계단이 있다.
계단에 앉아서 오리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몇몇 앉아있었는데, 오리도 같이 계단에 올라와있는 모습이 참 이례적이기도 하고 이렇게 낯을 안 가리나 신기했다.
그래서 이 날은 살면서 오리를 육지에서 가장 가까이 본 날이다.
그동안 집 앞 양재천 오리를 자주 봐왔었는데 당연히 물에 떠다니는 모습과 나와도 흙이 있는 뭍 부분까지 올라와있는 것도 어쩌다 가끔 봤는데 이렇게 계단에 올라와 같은 선상에 서있다는 게 너무 재밌기도 하고 희한한 풍경이었다.
게다가 책 읽고 있는 어느 여자분 옆에 오히려 다가가 그 주위를 걷는 것 또한 너무 새로운 풍경이었다.
우리는 이런 오리가 신기해 꽤 긴 시간동안 계단에 앉아 오리들을 관찰했는데, 특별히 다른 건 없지만 그동안 봐왔던 오리들에 비해 낯을 가리지 않고 계단까지 올라온다는 점이 정말 인상깊었다.
날짜: 2022. 07. 30 (토)
날씨: 뜨겁고 화창하다가 비 내림
장소: 새절역 - 불광천 – 불광천 작은도서관 – 커피생각 - 구립 구산동도서관마을
기록: 불광천 돌다리 부근, 구립 구산동도서관 마을
새절역에서 모였고 ‘불광천’으로 내려가 돌다리를 건너 불광천 옆 불광천 작은도서관마을부터 답사를 시작했다.
돌다리 주변에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이 물살과 만나 반짝반짝 아름다운 윤슬을 만들어냈고, 불광천의 마스코트이자 터주대감 오리들이 물을 쪼을 때마다 더욱 더 작게 쪼개져 반짝이는 윤슬은 마치 오리들이 윤슬을 쪼아 먹는 것 같은 아름다운 장면들이 만들어졌다.
우리 그림팀 말고도 불광천에 찾은 사람들도 무심한 듯 오리를 꼭 한 번씩 사진 찍거나 구경하고 지나가는데, 평화롭고 잔잔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이 오리들은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도 멈춰 눈에 담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한여름의 정점인 것 같은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돌다리를 건너며 오리를 구경한 뒤 불광천 작은도서관으로 향했다.
그 다음 ‘구산동작은도서관 마을’로 향했는데, 건물이 참 독특하고 안에 공간들이 제각각인 것 같으면서도 은근한 조화를 이루는 게 신기한 곳이었다.
이전에 빌라였던 세 곳을 이어 만든 곳이라고 들었는데 그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면도 있어서 마당 밖에서 책을 읽는 것 같은데 또 서로 이어져 있어 실내이다.
정말 신기한 구조다. 중간중간 창문이 많아서 밖을 구경하며 올라가는데 4층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무섭게 비 내리는 걸 봤는데, 그다음 2-3층에 내려와서는 다시 쨍쨍한 하늘을 봤다.
역시나 장마철 여름 날씨는 참 스펙타클하다.
날짜: 2022. 08. 06 (토)
날씨: 뜨겁고 화창하다가 흐린 뒤 살짝 비 내림
장소: 페이퍼백 아카이브 – 든든당 - 불광천
기록: 페이퍼백 아카이브, 불광천
인터뷰를 위해 ‘페이퍼백 아카이브 사무실’에 처음 가봤다.
큰 서재와 고서적으로 보이는 책들이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중간중간 꾸루꾸루루 비둘기 소리가 bgm, asmr처럼 들리는 자연친화적인 곳이었다.
큰 서재가 있던 공간은 살짝 어두운 조도에 날씨까지 흐려서 클래식한 분위기가 더 강하게 느껴졌고, 재밌던 건 연통(?)쪽에 자리잡은 비둘기가 인터뷰 중간중간 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 말하는 도중 가끔 당황하기도 했다ㅎㅎ
나도 있어요~나도 있다구요~하는 것 같은 꾸루우 \꾸루루꾺/
이 외에 큰 식물들이 어두운 조도 안에서도 왠지 모를 싱그러운 느낌도 주는 곳이었다.
구획을 나누기 위해 다시 한번 들른 불광천, 오후에 날씨가 흐려지며 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습도는 여전했다. 오후부터 비도 내리고 날씨가 흐려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불광천을 다니는 내내 점점 주황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웠고, 오늘도 여전히 오리들은 마실을 많이 나와있었고, 여전히 사람들의 카메라에 많이 찍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터넷에는 7시 40분쯤 분수쇼가 시작된다고 봤는데 우리도 어느덧 어둑어둑해져 집에 가는 길이라 분수쇼를 볼 수 있었는데, 화려하고 번쩍번쩍 휘황찬란 오색찬란하다. 물을 뿜어내는 소리 또한 크다. 이 타이밍에는 많았던 오리들이 그새 어디 숨었는지 안 보여서, 오리들 눈에는 혹시 천둥번개, 자연재해처럼 무섭게 보여서 숨었나? 하는 상상도 해보았다.
날짜: 2022. 08. 13 (토)
날씨: 흐리고 살짝 비 내림
장소: 은평문화재단, 불광천
기록: 불광천
은평문화재단 지하1층에서 각자의 작업 구획에 맞춰 거리, 물 시작과 끝점 위치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였고, 잠깐 한번 더 불광천에 들렀다.
8일 월요일, 기록적인 폭우가 와서 그런지 불광천의 풀들도 약간 누워있었다. 그래도 양재천에 비해 피해가 크진 않아보였다. 산책나온 사람들도 꽤 많았고 오리들도 꽤 많았다.
은평춘당쪽에 있는 모래섬에 특히 오리가 많이 몰려있었는데, 나중에 비나님한테 듣기로는 비가 많이 내린 후 생긴 모래섬이라고 한다.
원래 없었다가 폭우로 인해 퇴적작용이 생겨 작게 형성된 것 같은데 오리한테는 또 하나의 작은 섬, 아지트가 생겨 신난듯 듯 이곳에 꽤 많이 모여있었다.
은평춘당 앞 바둑과 장기를 두는 어르신들의 정모 장소가 형성된 게 부러웠는지 비가 내리면서 은평춘당 앞에 오리들의 정모 장소를 선물로 만들어준 거 아닐까? 하는 재밌는 상상을 해보았다.
날짜: 2022. 08. 15 (월)
날씨: 흐리고 살짝 비 내림
장소: 상암동, 성미다리
기록: 성미다리 부근 불광천
sns에서 불광천 오리들 중 하얀 오리 세 마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거위가 아니고 정말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하얗고 둥글둥글한 오리였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불광천을 열심히 돌아다니는데 왜 한번도 저 오리들은 보지 못했을까 보고 싶은 마음에 서치를 했다.
알고보니 은평구 불광천은 아니고 행정구역상 마포구의 불광천. 성산동, 상암동쪽에 자주 출몰하며 세 마리가 꼭 같이 다닌다고 한다. 아마도 가족인가? 하는 상상을 해본다.
마침 오늘 상암동쪽에 볼일이 있어 일정을 마치고 흰오리를 보기 위해 불광천을 일부러 찾았다.
찾고찾다 며칠전에도 성미다리쪽에서 봤다고 적힌 최신 블로그도 마침 보게 되어서 성미다리쪽을 찾아갔는데 정말 세 마리가 뭍에 나와있었다.
그냥 지나칠뻔도 한 위치였지만 너무 하얗고 크고 튀어서 딱 발견.
이렇게 찾다가 발견하면 어찌나 기쁜지 sns 스타를 본 것 같다.
이 세 마리의 흰 오리 앞으로 청둥오리 암컷도 나무 받침대에 서있었다.
여기는 비 온 후에 흙도 좀 무너지고 풀도 누워있어 삭막한 배경이지만 이 네 마리의 오리들이 있으니 그래도 동화 속 장면같았다.
흰오리들을 세 마리가 사이좋게 뭉쳐있었는데 확실히 우리가 봐왔던 오리들보다 크고 똥똥했다.
앞의 오리가 바쁘게 옆도 보고 뒤도 돌고 앞도 볼 동안 최소한만 움직이며 멈춘듯 느긋한 흰 오리 세 마리와 대비가 킬링 포인트다.
날짜: 2022. 09. 03 (토)
날씨: 날씨 화창했다가 흐림, 태풍 힌남노 오기 전
장소: 내숲도서관, 은평문화재단
기록: 내숲도서관
내를 건너서 숲으로 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내숲도서관에 방문했다.
도서관에 향할때까지만 해도 하늘도 새파랗고 햇살도 좋았는데 나오니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았다.
도서관 외부도 미니멀하고 간결한 라인이 독특했는데, 내부는 생각보다 높낮이가 다양했고 그 다양한 높낮이에 맞게 다양한 모양의 창문들이 자리했고 출입문 또한 다양한 방향으로 출입이 가능해 시원한 개방감이 특징적이었다.
숲 속 도서관이라는 컨셉처럼 골목길 향한 방향 제외하고는 초록 가득한 창문들이었고, 골목길을 향한 창문 또한 멀리 산이 보이기에 어디서든 초록이 보이는 도서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 이렇게 초록이 가득하니 눈도 좋아질 것 같고, 책 내용에 왠지 더 잘 집중할 것 같은 정적인 분위기의 도서관이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윤동주 시인의 키워드와 시들이 공간 곳곳 가득해 정적인 분위기와 함께 더 잘 어우러져서 감상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