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마을이란?
산새마을은 대부분 2층 이하의 저층주택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후되고 천편일률적인 디
자인의 주택이 다수이며, 정비되지 않은 담과 벽이 가로 경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봉산 자락에 입지해 경사가 심한 가로와 주로 시멘트나 콘크리트 블록으로 만들어진 높은 계단과 옹벽이 다수 존재했으며, 협소한 가로에 많은 차량이 주차를 하고 있었다.
‘산새마을’이라는 마을 이름은 마을학교에서 주민들이 지은 것이다. 봉산 아래 위치하여
공기가 맑고 좋아 예전부터 꿩이며 뻐꾸기를 포함해 이름 모를 새들이 마을에 많이 찾아
왔고, 시간대마다 다른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30톤 쓰레기를 치우고 공동마을텃밭으로
산새마을 주민들, 서울시, 은평구청, 두꺼비하우징은 산새마을의 재생을 위해 3년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마을텃밭, 주민커뮤니티센터, 집수리센터 등 끊임없이 주거지재생을위한 일들을 했다. 노력의 결과가 하나둘씩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성과로꼽는 것이 바로 30톤 분량의 쓰레기를 치우고 만든 산새마을 공동텃밭이다.
산새마을이 2011년 5월 두꺼비하우징 시범사업 구역으로 지정된 후 주민들과 함께 마
을의 과제를 모아 마을기본계획을 세우고, 마을학교, 집수리, 주택관리를 시작한 지 1년
쯤 지난 후의 일이었다. 그동안 쓰레기와 악취, 해충으로 인해 괴로워하던 주민들이 깨끗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산새마을 텃밭 자리의 쓰레기 치우기를 시작하였다. ‘이틀이면 되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1톤 트럭 30대 분량의 어마어마한 폐기물을 처리하고서야 끝이 났다. 산새마을 텃밭은 30여 년 동안 애견목장(개사
육장)으로 사용되던 사유지로, 오랫동안 쓰레기, 악취, 해충, 오물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하지만 지역 유지인 토지 소유주의 입김으로 인해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었다. 2012년 서울시가 산새마을 텃밭 부지를 매입하여 소유권자가 서울시로 바뀌었지만, 주거환경관리사업 계획을 수립하던 중이어서 환경개선은 미루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모 주민들의 열의와 노력으로 텃밭 만들기 작업이 시작되었다.
주민들은 처음에는 그저 깨끗한 환경만을 원했다.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
이 곱지 않았기 때문에 청소 후에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꽃밭을 만들자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꽃이 지고 나면 지저분해질 수도 있으므로, 꽃밭 대신 텃밭을 만들고 그 주변으로 꽃밭을 만들자는 의견을 모았다. 주민들은 누구나 텃밭을 즐길 수 있지만, 특정인의 사유화를 막기 위해 마을의 텃밭을 만들고자 하였다.
개사육장 부지의 청소 작업은 오래된 가건물을 뜯어내고 쓰레기를 치우는 데에만 꼬박
1주일이 걸렸다. 쓰레기를 치우는 과정에서 쓰레기 분리 작업도 함께 하였는데, 그중 고
철류는 따로 모아 고철을 모으는 동네 어르신께 가져다 드리기도 했다. 쓰레기 더미에서
나온 건축 폐기물로는 텃밭 담장을 쌓았으며, 텃밭 주변 무덤은 그대로 보존하여 주변에
아무 것도 심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주민들이 스스로 산새마을의 텃밭을 일구어낸 추억에 대해 주민대표 최복순 씨는 이렇
게 기억하고 있다.
“산새마을에 마을만들기가 시작되고 나서, 2012년을 어떻게 보냈냐고 누가 물어보면
무더위에 텃밭과 씨름하며 보냈다고 말합니다. 기록적인 더위는 산새마을 주민들이 더욱 단합하는 계기를 만들었죠.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그냥 깨끗한 마을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우리 동네에 쓰레기가 쌓이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돈 거예요. 마을 사람들이 구청에서 200만 원씩 돈을 받고 개사육장 청소를 하고, 텃밭을 시작할 즈음에는 청소한 사람들이 텃밭을 다 가지려 한다는 온갖 근거 없는 소문들이 돈 거죠. 하지만 이런 소문이 우리를 더 결속시키고 공부시켰어요. 힘들어도 그깟 소문에 휘둘려서 중도에 포기하지 않으려 했고,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출처: 국토연구원 전자도서관 내 문서자료
[자료명] 사람과 장소를 이어주는 도시재생 전략: 산새마을 사례(이주원 | 사회적기업 (주)두꺼비하우징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