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요? ‘음악’과 ‘소리’라는 키워드 안에서 저를 보자면 저는 성악을 전공하고 3년 전까지 성악 공부를 하다가 2년전 대학원에 입학하며 이전과 다른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소리들이 한 장소에서 가지는 의미와 이야기를 고민하고 기록하며 서툴지만 전시와 아카이빙을 하게 된 것이죠.
소리로 한 장소를 기록하는 것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이번 프로젝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 지역을 예술로, 그 중에서도 음악으로 기록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스치듯이 알기만 했던 은평을 음악으로 기록해보고자 겁 없이 이 프로젝트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 하나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제가 은평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는 타지인이라는 사실을 점점 깨닫게 되며 조금은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어릴 때 살았던 동네를 떠올리게 하는 골목들과 잠깐씩 마주치게 된 은평의 사람들의 친근하고 따뜻한 모습들을 마주하게 되며 제가 느낀 이 모습들을 기록에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에 처음 방문했을 때, 제가 느꼈던 은평의 모습과 정말 많이 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통해 구산동 도서관의 모습과 그 안에서 제가 느꼈던 따스함, 그리고 그러한 모습이 가지고 있는 은평의 모습을 기록해보고자 했습니다. 음악은 구산동도서관마을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장소에 대한 느낌을 기록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데에는 음악이라는 도구는 정말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음악과 소리로 장소를 기록하는 작업만의 특별함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록의 과정을 지나며 서울에 또 하나의 낯익은 동네를 갖게 되어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