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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유진

도유진 (다큐멘터리 감독, 작가) 영상기록팀 멘토
꾸준히 다큐멘터리라는 형태로 이야기를 찾고, 수집하고, 연결 짓고, 완결된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어디 가서 자신이 하는 일에 관해서 이야기하거나 질문을 받을 때는 ‘영화인’ 이라는 말보다는 ‘다큐멘터리 메이커’를, 더 나아가서는 ‘기록하는 사람’으로 불릴 때가 더 편합니다.
가장 최근에 만든 다큐멘터리 <Open Shutters>는 한국의 불법촬영범죄와 이를 둘러싼 한국의 사회상, 그리고 함께 연대하며 싸우는 여성들을 담아냈습니다. 배급을 맡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왜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되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불법촬영범죄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기록해서 여성인권운동 역사의 한 조각으로 반드시 남기고 싶었다고.
기록한다는 것은 이미 내가 그 대상에 어떤 형태로든 아주 강렬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 때 시작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나서는 여성들의 모습이 제겐 더없이 찬란하게 다가왔거든요. 이번 아카이빙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은평을 다양한 형태로 차곡차곡 담아낸 참가자분들과 함께하면서 그 열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이 정도면 은평을 꽤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이번 아카이빙 프로젝트에서는 수색역에서 연신내까지, 재개발구역, 도서관, 불광천의 오리들, 그리고 이 은평을 배경으로 한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기록되었습니다. 아카이빙 활동으로 여념이 없었던 올해의 무더운 여름만큼이나 강렬한 기억으로 기록자 모두에게 남게 될 프로젝트였습니다. 기록자분들도 그리고 저도,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어떤 형태로 담아내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