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동 도서관마을과 그 주변 동네 골목길과 구산동마을공원에서 채집한 소리들에 노래‘낮게, 곁에, 그곳에’를 더한 사운드기록물이다.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도서관이기 전에 마을같았다. 어르신들부터 청년들, 청소년들, 아이들 할것 없이 도서관을 찾았고 그 모습이 너무나 익숙하고 편해보였다. 그리고 그런 도서관의 모습은 은평에서 마주했던 동네골목의 모습과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모습들을 소리로 담아 이어보고자 했다. 초반에 나오는 동네의 소리는 2022년 8월15일 구산동 골목과 구산동마을공원에서 채집한 소리들이다. 공휴일이라 한적함에도 불구하고 공원 분수에서 노는 아이들, 벤치에 앉아 아이들을 지켜보는 부모님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내가 은평에서 느낀 따뜻한 인상을 그대로 드러내주었다. 옷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옛스럽고 정체를 알수없는 음악소리와 물레방아 그리고 동네 마트의 세일 안내 방송소리까지, 여전히 동네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은평의, 구산동의 모습을 잘 들려준다.
도서관 근처 주택에서 바람이 불며 들리는 풍경소리를 지나 도서관에 들어선다. 도서관은 매우 조용해서 큰 소리가 나지 않지만, 노트북 타자소리, 마우스 소리부터 어르신의 헛기침과 신문소리, 아이들이 간혹가다 재잘거리는 소리, 누군가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 도서 대출하는 삡 소리 등이 귀를 기울여 보면 은은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이런 도서관의 풍경을 담은 노래를 도서관 풍경소리와 함께 들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