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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정

이신정(그림기록팀)
얼마전까지도 은평은 저에게 낯선 도시였습니다. ‘예술로 기록하는 은평 아카이브’라는 신선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불과 몇 달만에 은평은 한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지역 중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지역이 되었습니다. 제가 본 은평은 평범하기도 특별하기도 한 지역이었습니다. 골목 골목 사이로 리모델링 중인 빌라와 주택들, 감각있는 인테리어가 돋보이던 가게와 노포, 크고 작은 도서관, 연식이 있어보이는 낮은 아파트들 앞을 흐르던 불광천, 불광천을 누비던 오리떼와 사람들은 긴 시간 남겨질 이미지가 될 것 같습니다.
과거 제가 한 기록은 대부분 아주 개인적인 것들이었습니다. 개인의 사적인 기록들은 쉽게 소멸해 버린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아카이브는 개인의 기록일지라도 지속성과 연속성을 가질수 있는 듯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은평이라는 로컬에서 개인이 선택한 대상을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해가는 것이었습니다. 기록하는 시선에 대한 고민도 많았지만 새로운 경험이 되었고 다른 참가자를 통해 은평을 기록하는 여러 형태의 방식을 볼 수 있었던 점 또한 좋았습니다.  이런 개개인의 기록들이 물줄기처럼 모여져서 ‘2022년의 은평아카이브’ 라는 큰 강을 만들어내겠지요. 저에게 기록은 오늘의 나를 기억하는 방법인 동시에 역사입니다. 2022년 은평 아카이빙 프로젝트와 함께 했던 사람들 모두 제 삶의 한 부분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