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청년 1인 가구의 방

은평이 낯선 나의 이웃에게
8평짜리 오피스텔 방 한 켠에서 하루하루를 쌓아가며 이룸채의 생활에 적응할 무렵 나와 같은 옆방 사람이 궁금해졌다. 작은 모임으로 이어진 우리에게 은평은 과연 어떤 곳일까? 아는 이가 아무도 없었던 낯선 동네에 뚝 떨어진 이방인이 되어 은평을 ‘내 동네’ 삼고 사는 요즘 청년들의 삶과 1인가구, 청년, 여성. 다양한 나의 정체성에 ‘은평’이 포함되기까지 과정을 소리로 기록해보았다.
2019년 7월 25일부터 1,153일차
은평구 통일로 1045, 이룸채 오피스텔.
행복이라는 거창한 이름 아래
서로의 삶의 경로가 잠시 교차되는 곳
배달 오토바이 소리를 들으며 문득
치열한 삶을 보낸 누구더라도 식사는 거르지 않기를
통창으로 드는 아침 해를 보며
나는 들지 못한 잠이지만 다른 이의 밤은 꼭 평안했기를
같은 날씨를 공유하는 어떤 이도
우산 없이 비를 맞지 않기를
자기 자신만이 스스로를 응원하는 각박한 오늘이래도
은평 어딘가에서는 낯선 이가 베품을 받기를
각자 모양은 다를지라도
꼭 당신의 행복을 이루어내기를
박서현이
사진 모음